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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역사 탐방(73)
코리언 볼(1) - 코리언 볼의 탄생

1980년 초반부터 상승하는 부산 미식축구의 기세는 대단하였다. 그리고 85년 동계에서 연세대를 격파하고 우승을 한 경성대 그리고 우승은 못했어도 항상 우승권의 주변에 있는 해양대 부산대 동아대 등의 실력파들이 서로 간에 자웅을 겨루고 있었다. 더구나 대구의 경북대와 계명대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기존의 서울팀들도 부산보다 강하면 강했지 결코 만만치가 않았다. 특히 오랜 전통을 가진 고려대 연세대 그리고 성균관대의 실력과 자부심은 엄청 대단했다. 그래서 전국대회는 항상 부산과 서울의 대결로 압축되었고 협회 임원들 간의 대화 중에도 자연히 서울과 부산의 자존심의 대결로 이어지곤 하였다.

제 1회 코리언 볼 대회 팜플렛

코리언 볼 탄생의 주역 최현두회장의 코라언 볼 개회사 1987년 1월 23일

박영립전무와 최현두회장의 담판
1986년 서울 오류동에서 열린 추계대회 중에 회장단회의가 열렸다. 회의 중간 휴식시간에 또 나온 "부산과 서울이 어디가 센가"하는 논쟁이 있었다. 이 논쟁은 회의가 끝난 후 식사 중에도 이어졌고. 드디어는 박영립전무와 최현두회장이 2차로 포장마차까지 가서 "서울과 부산의 올스타가 한번 대결하자"라는 결말로 끝이 났다. 바로 코리언 볼의 탄생이 된 것이다. 그다음 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대회 일자는 제 7회 동계가 끝난 이틀 후인 87년 1월 23일에 부산 사직 구장에서 킥오프 하기로 하였다.

코리언볼 탄생의 또 다른 주역 박영립 서울협회장

코리언볼 하프타임 쇼 부산 군수기지사령부 군악대

제 1회 코리언 볼 서울 로열즈가 7-6으로 승리
1월 23일 오후 1시에 부산 사직구장에서 개회식에 이어 1시 30분경에 킥오프된 제1회 코리언 볼은 비록 짧은 준비 기간 이었지만 평소 최현두 회장의 미식축구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정말 많은 준비를 하였다. 특히 초청한 부산 군수기지 사령부 군악대의 하프타임 쇼는 정말 볼 거리였다.
선수단의 구성은 영남 올스타는 대구와 부산을 연합한 팀으로 닉네임은 영남 파이터즈였다. 감독은 김윤철 협회 이사였지만 최현두 부산협회장이 실질적으로 지휘봉을 잡았으며 차정환 부산대 감독과, 강인호 경성대 감독 그리고 임권이 팀을 조련하였다.
또한 서울팀의 닉네임은 로열즈로 하였고 감독은 윤석후 중앙협회 전무가, 코치로는 박영철과 송영호가 수고를 맡았다.

"바람의 질주" 제1회 코리언볼 영남의 박재식선수와 박경규 부심의 질주

그러나 이날 경기는 어느 팀이 우세한지는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실력도 비슷했지만 이미 동계 시합 중에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여 일찍 귀향을 하였고, 경기 시작 직후부터 내린 비로 볼이 미끄러워 패스 플레이는 도저히 불가능하여 양측은 시종 러시 플레이로 일관하였고 양팀 공격 플레이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그러던 중에 제 1쿼터 10분 경에 서울 로열즈의 러닝백 이만성(한양대)이 오프택클로 돌파하고 이어 80야드를 독주하며 6점을 득점였다. 이어 트라이로 정승원(연세대)가 1점을 보태 7-0으로 앞서 나갔다. 집요하게 반격에 나선 영남 파이터즈도 3쿼터 종료 직전에 러닝백 양상렬(계명대)이 중앙을 돌파하며 약 40야드 독주로 6점을 따라붙었다 영남은 트라이를 2점을 시도하면서 측면으로 골 라인을 돌파하였으나 야속하게도 라인즈멘(선심)이 던진 "비하인드 불락" 반칙으로 영남 파이터즈에게 찬물을 뿌렸다. 서울 로열즈 승리 7-6
대회 MVP로는 공격에는 영남 파이터즈의 양상렬(계명대)이 수비에는 서울 로열즈의 김철홍(고려대)가 수상하였다. 주심으로 주원복선생님이 부심으로 필자가 대회를 운영하였다.

제 1회 코리언볼 스코어 보드/1월 23일 부산 사직구장

	1	2	3	4	계	비고
영남 파이터즈	0	0	6	0	6
서울 로열즈	7	0	0	0	7

서울 로열즈 감독: 윤석후(서울협회 전무)/영남 파이터즈 감독: 강인호(경성대)

1회 코리언볼 일간 스포츠 보도기사

제1회 코리언 볼 경기 후 전체 기념 사진/사직구장 1987년 1월 23일

제2회 대회 절치부심한 영남 파이터즈 로열즈를 대파 27-0
6-7로 패배한 1회 대회에 최현두회장을 비롯한 영남 파이터즈의 코칭 스텝은 정말 가슴이 아팠다. 최회장은 제1회 대회에서 영남이 2점 트라이를 시도할 때 "비하인드 불락반칙"을 무척 아쉬워했다. 한마디로 좀 억울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영남은 최회장이 감독으로 직접 지휘봉을 잡고 강인호와 하웅봉을 코치로 임권과 홍경표가 트레이너로 임명하여 그해 8월 각 대학의 여름 합숙이 끝나자 마자 선수를 선발하고 즉시 팀 훈련에 들어갔다. 각오가 대단했다. 반면 서울은 준비는 했지만 그렇게 강한 훈련은 아니었던 것 같다. 주말에 모여서 팀워크를 다지는 정도였다. 윤석후 전무가 다시 감독으로, 민병익과 송영호가 코치로 팀을 훈련 시켰다. 그리고 대회도 추운 겨울이 아닌 추계 시즌 전인 10월 1일로 결정하였다. 회장단 회의에서 앞으로 코리언 볼은 여름에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회 대회는 서울 협회가 주관을 하였는데 대회 규모는 지난번 부산 대회 못지 않았다. 그리고 군악대 대신에 상명여대 체육과 여학생들의 리듬체조 춤이었다. 이 것도 또 다른 하나의 볼거리였다. 당시 상명여대 체육과에는 경희대에서 미식축구를 했던 윤종완교수(63학번)가 재직 중이었는데 윤교수가 주선을 한 것이다. 또 하나 다른 이벤트로 영남과 서울의 OB들의 오픈 경기가 있었다. 필자도 영남 OB로 전경기를 뛰었다. 영남팀이 24-6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오랜만에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하는 경기다. 다들 예전 같지 않았지만 그래도 관중들은 멋진 플레이에는 박수로 실수할 때는 웃음과 박수로 격려하여 주었다. 필자 역시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메인 경기는 역시 방학 중에 많은 준비를 한 영남 선발이 일방적으로 서울 로열즈를 눌렀다.
영남 파이터즈는 러닝백 이창화가 제 1쿼터 14분 경에 중앙 돌파로, 2쿼터 12분 경에 좌측 앤드런으로 50야드를 독주하였고, 제 4쿼터 5분 경에 우측 측면 돌파로 혼자 3개의 터치다운을 터뜨리는 수훈에 힘입어 모두 4개의 터치다운을 터뜨리며 27-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대회 MVP에는 공격 부분에는 영남 파이터즈의 QB 정환진(경성대)이 수비부분에는 로열즈의 이상우(성균관)가 수상했다.
승패를 떠나 이제는 코리언 볼이 진정한 우리나라 대학 미식축구의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는 것 같았다.

영남 파이터즈의 QB 정환진(경성대)의 역주

제 2회 코리언볼 스코어 보드/10월 1일 15:00 서울 효창구장

	1	2	3	4	계	비고
영남 파이터즈	7	13	0	7	27
서울 로열즈	0	0	0	0	0

부산 선발 감독: 최현두(부산협회장)/서울 로열즈 감독: 윤석후(서울 협회 전무)

늘씬 늘씬 상명여대 리듬체조부의 하프타임쇼

제 2회 코리언 볼 경기 후 단체 사진 1987년 10월1일 효창구장

인용자료
일간 스포츠: 1987년 1월 24일 보도기사
경성대학교: 드래곤즈 20년사
박경규: 택클을 돌파하라/대구경북 미식축구 20년사
부산미식축국협회: 제1회 대회 팜플렛
서울미식축구협회: 제 2회 대회 팜플렛
개인면담: 박영립 한양대 OB/윤석후 서울 로열즈 감독/강성봉 전 KAFA 회장

자료 제공: 고 최현두회장 개인소장 앨범 및 팜플렛/정승원 연세대 OB 신문기사 제공/박경규 개인소장 사진 및 자료

역사편집 감수: 노인환 전 사회인연맹 이사장/ 김윤정/서울대 OB/강성봉 전 KAFA 회장

역사 편집: 경북대학교 미식축구부 감독/명예교수 박경규